Q : 평면 패턴 원형 제도에 사용되는 수식을 외워야 하는 걸까?

관리자
2024-09-18

A : 외울 필요가 전혀 없다.


패턴을 제도할 때에는 어깨너비, 가슴둘레, 허리둘레, 힙둘레 등등의 사이즈뿐만 아니라, 곡을 만들어 나가는 부위별 가이드 포인트가 많이 있을수록 정확하고 편리한데, 그 지점을 정하는 것이 바로 우리가 싫어하는 그 '패턴 메이킹의 수식'입니다.


그렇다면 이 수식을 대체 어떻게 만들었을까요?


뒷목의 폭을 예로 들어 봅시다.


B/30+4.3=7.067

B/24+3.6=7.058


제가 가지고 있는 일본의 패턴 책에서 소개하고 있는 서로 다른 2개의 수식인데, 

변수 B에 효준 가슴둘레 83을 대입할 경우, 약 7.1정도의 같은 결과가 나옵니다.

인간 표준 사이즈 내의 어떤 가슴 둘레 측정값을 넣어도, 결과값이 차이는 거의 없어요.


애초에 저것은 통계 측정값


(가슴둘레가 78~80인 사람의 뒷목 폭의 평균치는 6.9, 

81~82는 7.0, 

83~85는 7.1, 

86~87은 7.2, 

88~89는 7.3, 

90~93은 7.4, ~)

을 토대로, 그에 맞는 방정식을 만든 것이기 때문인데요.


통계상 사람의 몸은 가슴둘레가 상체의 크기를 결정하는 것이 일반적이고, 

형태적으로도 상체에서는 가슴둘레가 몸의 굴곡에 가장 큰 영향을 끼치기 때문에,,

가슴둘레 Bust 또는 Chest를 변수 X로 하면, 아주 쉽게 저런 수식을 만들어 낼 수 있습니다. 


다른 수식들 또한 대부분 같은 방식으로 만들어 졌는데요.

이는 오로지 통계 값에만 의존하여 만든 단순한 1변수1차 방정식이기 때문에,

저라면 저런 공식을 외우느니, 외국어 단어를 몇 개 더 외우는 데에 기억력을 사용하겠습니다.


백 번 양보해서, 외워 두면 찾아보는 것보다 '몇 초 정도 빠르게 제도할 수 있다'는 가정은 할 수 있지만,

그렇게 빨리 하고 싶다면, 원형을 만들어 대고 그리는 게 몇 분은 빠르겠지요.


무엇보다 저것은 '공신력'이 없습니다.

비슷한 값을 내기 위한 많은 수식이 이미 존재하지만, 

그 무엇도 정확하지 않으며, 그 무엇도 틀리다고 할 수는 없습니다..


이 정도 되면, ‘저 수식이 과연 맞는 것일까?’ 의심해 봐야 합니다.


우리가 사용하고 있는 대부분의 패턴 제도법은 수십 년 전의 그것인데, 과연 그 시대에 누가 얼마나 많은 표본을 모았으며, 정확하게 측정을 해서 통계를 내었을 지 가장 먼저 큰 의문이 듭니다.


그 표본의 수와 정확함에 문제가 없었을지 언정, 

평균 치수와 체형은 계속해서 변화하고 있는데, 예전의 데이터로 만든 수식을 여태껏 쓰고 있는 게 과연 맞는 걸까요?


이미 20년 전에 폐기된 표기법이지만, 한국에서 평균 사이즈라고 일컬어지는 55사이즈가 155cm라는 키에서 따온 것을 생각해 보면, 평균 신장이 10cm나 커진 현시대를 사는 우리에게, 더 오래전에 만들어진 '패턴 수식'은, '외울 필요가 없다' 정도가 아니라, '외워서는 안 된다' 에 가깝지 않을까 싶습니다.


이러한 실체도 없고, 부정확한 수식들을 기반으로 한 ‘제도법’은 어떨까요?


일본과 유럽의 체형 차이로 인한 패턴 제도법의 차이만 보아도 알 수 있는데요.

부위별 둘레가 같은 몸이어도 인종에 따라 평면의 너비가 다르기 때문에, 

아무 생각 없이 그 수식들을 단순히 때려 넣는 제도는 실패율이 높을 수밖에 없습니다.


한국의 업계에서 이탈리아나 프랑스의 원형과 제도법을 사용하거나, 반대로 유럽에서 일본의 그것을 사용하는 건, 

기성복의 영역에서나 가능한 것이지, 섬세함을 요하는 작업에서는 꽤나 많은 수정을 거칠 수밖에 없어요.


저는 수학을 좋아하는 사람이지만, 옷을 만드는 데에 있어서 만큼은 숫자와 수식을 별로 신뢰하지 않습니다.

'패턴 메이킹' 이라 불리는 2D의 제도법은 통계로 만들어졌기 때문에 99% 정답에 가까운 예측은 할 수 있지만, 100% 확신은 얻을 수 없어요.


Q : 그렇다면 패턴 메이킹에 있어서 확실한 정답을 찾는 방법은 무엇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