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스타 원문
복종을 가리지 않고 많이 사용되는 원단 중에서, 가장 봉제가 까다로운 원단이 무엇일까? 생각해 보면, 개인적으로는 가죽, 특히 인조가죽을 꼽습니다.
동대문 종합 시장의 인조 가죽 판매처를 다니다 보면, 습식 PU, 건식 PU라는 표현을 많이 볼 수 있는데요. ‘습’과 ‘겁’이라는 한자만 보아도, 어떤 느낌인 지 대략 알 것 같지만, 정확히 어떤 특징적 차이가 있는지는 생소합니다.
그래서 인조가죽이 무어냐 먼저 생각해 보면, 천연 가죽의 시각적 형태를 재현하는 것을 기본으로, 가능하다면 그것의 단점까지 보완한 것이 될 텐데요.
(여기서 합성 소재에 대한 편견을 살짝 깨는 이야기를 하자면, 일반적으로 천연 소재의 원단이 무조건적으로 좋고, 합성 소재의 원단은 안 좋은 것이라는 인식이 있는데, 사실 합성 소재를 만드는 이유는, 천연 소재의 단점을 보강하는 것에 있습니다. 시각적인 선호에는 차이가 있을 수 있지만, 기능적인 부분만을 생각했을 때, 무엇이 좋으냐? 의 선택은 또 다른 이야기가 되겠지요. 일본에 있던 시절 ‘울마크컴퍼니’의 특강을 들은 적이 있는데, 누군가 “필링(보풀)이 너무 많이 생기는데, 해결 방법이 있을까?”라고 묻자, 본사의 직원이 “필링은 울 원단의 당연한 특성이다. 필링이 많이 생긴다면, 순정의 좋은 울이라는 증거이다.”라고 농담을 했던 것이 기억이 남네요. )
돌아가서, 인조 가죽 또한 천연 가죽의 (수분이나 스크래치에 약한) 단점은 보완하였지만, PU(폴리우레탄)에 화합물을 표면 코팅(건식)하거나, 흡수시켜서 만들어내는(습식) 만큼, '열에 약함, 표면이 닳은 후의 부자연스러움' 등은 아직까지 극복하지 못한 듯합니다.
이처럼 건식과 습식의 차이는 작업 공정에서 온다고 하는데요.
건식은 표면만을 코팅했기 때문에 빳빳한 편이고,
습식은 아예 용액에 담가 적시기 때문에 비교적 부드럽고 촉촉합니다.
이러한 두 특징적 차이 때문에, 시각적으로 가죽에 더 가까운 습식이 의류의 소재로 많이 사용되지만, 부드럽고 촉촉한 저 특성이 제작에 있어서는 확실히 더 까다롭습니다.
미싱의 원리상 노루발이 소재를 넘기면서 봉제가 되기 때문에, 소재의 표면적 특성이 땀의 간격에 큰 영향을 끼칠 수밖에 없는데요. 습식 PU의 끈적끈적하고 쿠션감이 있는 표면은, 마찰력이 비교적 높고 변형이 있기 때문에, 노루발이 소재를 밀어내려고 해도, 넘어가지를 않고 제 자리에 머물러 있으려 하지요.
인조 가죽을 제대로 봉제하려면 결국 저 마찰력을 해결해야만 하는데, 제가 주로 사용하고 있는 몇 가지 방법을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첫 번째, 노루발. 제가 사용하고 있는 노루발은 일본 카와구치사의 ‘스무스 노루발’입니다. (사진 2) 명칭에서 이미 느껴지듯, 레더나, 비닐 코팅이 되어 있는 미끄러지기 어려운 원단, 혹은 니트처럼 신축성이 있는 원단을 사용할 때 좋습니다. 노루발 밑 표면의 마찰력을 최소로 하는 특수 소재를 개발하였을 것 같은데, 제 짧은 식견과 경험상으로는 가장 좋은 가죽용 노루발인 듯합니다.
하지만 이 또한 잘 들지 않을 경우…
PLAN B, ‘실리콘코팅제’를 사용합니다. (사진 3) 일본 크로바사의 ‘소잉용 실리콘제’ 인데요. 노루발의 밑면과 바늘에 칠을 해 주고, 특별히 더 봉제가 어려운 경우는 원단에도 발라줍니다. 마찬가지로 마찰력을 줄여 주기 위해, 일시적으로 코팅을 해 주는 개발 용액일 듯합니다. (현장에서는 오일이나 화장품 크림 등을 발라서 하는 경우도 있는데, 소재에 따라서 오염이 남을 수 있으니, 미리 실험을 해 보시길...)
그래도 잘 안 된다면…?
마지막 수단, ‘노루발의 힘조절’ 인데요. (사진 4) 노루발을 교체하고, 실리콘제까지 묻혔는데도 안 되면, 무릎으로 노루발을 살짝 들어 올려 주어, 마찰력을 줄여 줍니다. 무릎의 노루발 레버를 아주 살짝만 건드려 주면 노루발이 미세하게 들려지는데요. 너무 많이 들어 올리면, 원단에서 아예 떠 버리기 때문에, 미세한 감각의 차이를 느끼면서 해 보면, 어느 정도가 적당한 힘인지 체감이 되실 듯합니다.
그 외에도 봉제선 양 옆으로 종이를 대어 준다던지, 기름종이나 포장비닐을 같이 합봉 하고 후에 제거한다던지 하는 방법 등등이 있긴 한데요.
의류에 잘 쓰이지 않는 이상한(?) 원단까지 비교적 많이 사용해 본 저의 경험상, 노루발을 교체하고, 거기에 실리콘제를 발라도 안 되는 경우는 거의 없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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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종을 가리지 않고 많이 사용되는 원단 중에서, 가장 봉제가 까다로운 원단이 무엇일까? 생각해 보면, 개인적으로는 가죽, 특히 인조가죽을 꼽습니다.
동대문 종합 시장의 인조 가죽 판매처를 다니다 보면, 습식 PU, 건식 PU라는 표현을 많이 볼 수 있는데요. ‘습’과 ‘겁’이라는 한자만 보아도, 어떤 느낌인 지 대략 알 것 같지만, 정확히 어떤 특징적 차이가 있는지는 생소합니다.
그래서 인조가죽이 무어냐 먼저 생각해 보면, 천연 가죽의 시각적 형태를 재현하는 것을 기본으로, 가능하다면 그것의 단점까지 보완한 것이 될 텐데요.
(여기서 합성 소재에 대한 편견을 살짝 깨는 이야기를 하자면, 일반적으로 천연 소재의 원단이 무조건적으로 좋고, 합성 소재의 원단은 안 좋은 것이라는 인식이 있는데, 사실 합성 소재를 만드는 이유는, 천연 소재의 단점을 보강하는 것에 있습니다. 시각적인 선호에는 차이가 있을 수 있지만, 기능적인 부분만을 생각했을 때, 무엇이 좋으냐? 의 선택은 또 다른 이야기가 되겠지요. 일본에 있던 시절 ‘울마크컴퍼니’의 특강을 들은 적이 있는데, 누군가 “필링(보풀)이 너무 많이 생기는데, 해결 방법이 있을까?”라고 묻자, 본사의 직원이 “필링은 울 원단의 당연한 특성이다. 필링이 많이 생긴다면, 순정의 좋은 울이라는 증거이다.”라고 농담을 했던 것이 기억이 남네요. )
돌아가서, 인조 가죽 또한 천연 가죽의 (수분이나 스크래치에 약한) 단점은 보완하였지만, PU(폴리우레탄)에 화합물을 표면 코팅(건식)하거나, 흡수시켜서 만들어내는(습식) 만큼, '열에 약함, 표면이 닳은 후의 부자연스러움' 등은 아직까지 극복하지 못한 듯합니다.
이처럼 건식과 습식의 차이는 작업 공정에서 온다고 하는데요.
건식은 표면만을 코팅했기 때문에 빳빳한 편이고,
습식은 아예 용액에 담가 적시기 때문에 비교적 부드럽고 촉촉합니다.
이러한 두 특징적 차이 때문에, 시각적으로 가죽에 더 가까운 습식이 의류의 소재로 많이 사용되지만, 부드럽고 촉촉한 저 특성이 제작에 있어서는 확실히 더 까다롭습니다.
미싱의 원리상 노루발이 소재를 넘기면서 봉제가 되기 때문에, 소재의 표면적 특성이 땀의 간격에 큰 영향을 끼칠 수밖에 없는데요. 습식 PU의 끈적끈적하고 쿠션감이 있는 표면은, 마찰력이 비교적 높고 변형이 있기 때문에, 노루발이 소재를 밀어내려고 해도, 넘어가지를 않고 제 자리에 머물러 있으려 하지요.
인조 가죽을 제대로 봉제하려면 결국 저 마찰력을 해결해야만 하는데, 제가 주로 사용하고 있는 몇 가지 방법을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첫 번째, 노루발. 제가 사용하고 있는 노루발은 일본 카와구치사의 ‘스무스 노루발’입니다. (사진 2) 명칭에서 이미 느껴지듯, 레더나, 비닐 코팅이 되어 있는 미끄러지기 어려운 원단, 혹은 니트처럼 신축성이 있는 원단을 사용할 때 좋습니다. 노루발 밑 표면의 마찰력을 최소로 하는 특수 소재를 개발하였을 것 같은데, 제 짧은 식견과 경험상으로는 가장 좋은 가죽용 노루발인 듯합니다.
하지만 이 또한 잘 들지 않을 경우…
PLAN B, ‘실리콘코팅제’를 사용합니다. (사진 3) 일본 크로바사의 ‘소잉용 실리콘제’ 인데요. 노루발의 밑면과 바늘에 칠을 해 주고, 특별히 더 봉제가 어려운 경우는 원단에도 발라줍니다. 마찬가지로 마찰력을 줄여 주기 위해, 일시적으로 코팅을 해 주는 개발 용액일 듯합니다. (현장에서는 오일이나 화장품 크림 등을 발라서 하는 경우도 있는데, 소재에 따라서 오염이 남을 수 있으니, 미리 실험을 해 보시길...)
그래도 잘 안 된다면…?
마지막 수단, ‘노루발의 힘조절’ 인데요. (사진 4) 노루발을 교체하고, 실리콘제까지 묻혔는데도 안 되면, 무릎으로 노루발을 살짝 들어 올려 주어, 마찰력을 줄여 줍니다. 무릎의 노루발 레버를 아주 살짝만 건드려 주면 노루발이 미세하게 들려지는데요. 너무 많이 들어 올리면, 원단에서 아예 떠 버리기 때문에, 미세한 감각의 차이를 느끼면서 해 보면, 어느 정도가 적당한 힘인지 체감이 되실 듯합니다.
그 외에도 봉제선 양 옆으로 종이를 대어 준다던지, 기름종이나 포장비닐을 같이 합봉 하고 후에 제거한다던지 하는 방법 등등이 있긴 한데요.
의류에 잘 쓰이지 않는 이상한(?) 원단까지 비교적 많이 사용해 본 저의 경험상, 노루발을 교체하고, 거기에 실리콘제를 발라도 안 되는 경우는 거의 없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