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나은 머니퓰레이션이란?

관리자
2025-02-03

인스타 원문


지난 패턴메이킹 워크숍 도중, 흥미로운 질문을 받았습니다. “뒤판 허리의 다트를 뒤 중심으로 옮기는 머니퓰레이션 작업 시, 어깨뼈 부위에서 ⓐ만큼의 분량이 벌어지니, 허리 아래 파트와의 조작에서 ⓑ부위를 ⓐ분량만큼 겹치면 안 되냐”는 것이었습니다. (사진 2)


이것이 바로 지난주 스토리로 진행했었던 투표의 시발점인데요. 결과는 36% vs 64%의 비율로 ②번이 조금 더 많았고, (저는 사실 90% 이상 몰릴 줄 알았습니다) 저 또한 지금껏 ②번의 방법으로 작업을 해 왔습니다. 하지만 질문을 듣고 보니, ①번 또한 안될 이유가 없다 생각했고 아래 파트의 결(grain)과 뒤중심 길이의 차이가 조금 있을 뿐이기 때문에, 결과물이 어떻게 다를지 궁금해졌지요.  


확인해 봅시다. 광목 가봉과 3D 작업을 모두 진행해 보았는데, 광목 가봉의 경우, 옷이라는 가변적인 물체를 사람의 몸 혹은 토르소(torso)에 입히는 상황의 특성상, 100% 같은 조건으로 옷을 입히는 것이 불가능했고, 실제로 거의 구분할 수 없었습니다.  


3D작업 결과물을 볼까요? 우리는 옷을 만드는 사람이고, 그 옷은 사람이 입는 것이기 때문에, 실제로 만드는 것이 중요한 것이지만요. 3D 작업의 경우 100% 같은 조건으로 입혀서 확인할 수 있다는 것, 즉 결과물의 비교에 있어서는 오히려 효과적이라는 장점이 있습니다. 특히나 미세한 차이의 경우, 실상에서 알아내기 어려운 문제점들을 발견할 수도 있는데, 이번 의문 또한 재미있는 차이를 확인하게 되었습니다. 


일단 지난주 패턴 머니퓰레이션의 설문을 스토리와 별개로, 몇몇의 패턴 메이커에게 물었을 때는 1명의 예외도 없이 ②를 선택하였습니다.  


3D 작업물의 설문은 반대로 조금 더 많은 분들이 ①을 선택하였는데요. (사진 3) 눈치채셨는지 모르겠지만, 각각의 패턴을 입혀 본 결과입니다. 어쩌면 저는 지금껏 덜 예쁜 옷을 만드는 방법(②)으로 머니퓰레이션을 해 왔던 것일 지도 모릅니다.  


자, 이제 무엇이 다른 지 탐구해 봅시다.. 옆모습에서는 확연한 차이가 느껴지네요. ①번의 경우 등의 곡을 타면서 잘 떨어지는 느낌이 있다면, ②번은 비교적 부풀어져 있는 형태를 띠고 있습니다. (사진 4) 뒷모습은 어떤가요? 한눈에 들어오지는 않지만, 두 개를 양 옆에 놓고 비교를 해 보니, 뒤 중심이 처지면서 허리에 미세하게 주름이 잡히는 것이 보입니다. (사진 5)  


패턴을 비교해 봐야겠네요. (사진 2) 허리 다트량을 뒤중심의 어깨뼈 레벨로 넘겨주는 머니퓰레이션에서 만들어지는 여유분 ⓐ를 ‘그대로 두느냐’, 혹은 ‘메꾸어 주느냐’의 차이인데요. 옆모습에서 보여지는 부풀어 오름이 그 추가된 여유분 ⓐ때문에 생겼다는 것을 직관적으로 알 수 있고, 그것을 없애 몸에 밀착 되게 만든다면 조금 더 잘 떨어지는 실루엣이 나오는 것이지요. 


그렇다면 우리는 어째서 지금껏 저렇게 하지 않았던 걸까요? ‘실제 제작에 있어서의 머니퓰레이션’은 봉제의 효율이나 디자인적 요소 등을 위해 미세한 변화량과 오차를 어느 정도 감수하면서 파트의 구성을 바꾸는 것인데요. 그것이 가능한 이유, 즉 기본 원칙은 ‘봉제 부위의 보존’에 있습니다. 패턴을 절개하면서 구성을 바꾸더라도, 각 완성된 파트의 연결 부위는 길이가 같아야 봉제가 되기 때문에, 파트 간의 벌어짐ⓒ을 감수할 수밖에 없는 것이지요.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머니퓰레이션의 기본 원칙에 입각하여 당연히 ②번과 같이 조작을 해야만 한다고 알고 있습니다. (사진 6)  


하지만 ①번에서는 ⓒ파트를 겹치는 것이 가능했고, 오히려 더 예쁘게 나왔습니다. 왜 가능한가? 뒤 중심이기 때문입니다. 각각의 다른 파트와 연결을 해야 하는 타 봉제 부위와는 달리, 뒤중심판은 서로가 붙기 때문에, 길이의 변화에 대한 생각을 할 필요가 없었던 것이지요. (사진 7)  


물론 이러한 현상은 3D의 토르소에 이너가 없이 입혀 놓은 상태이기 때문에 더욱 부각되어 보이는 것이고, 저 또한 가봉으로는 차이를 못 느꼈습니다.  


하지만 반대로 생각해 본다면, 실 제작에서는 이렇게 미세한 차이를 비교하면서 작업하지도 않을뿐더러, 그 차이 또한 구분이 안 될 정도이기 때문에, 지금껏 잘못된 방법으로 패턴을 제도하여도 아무도 그 잘못됨을 느끼지 못하고 그냥저냥 적당하게 작업해 왔다는 것을 반증하는 건 아닐까요?